회고를 하긴 하는데, 매번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다음 회고 때 지난번에 뭘 하기로 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회고가 "한 번 털어놓는 시간"으로만 끝나고 있다면, 형식보다 순환이 끊겨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KPT(Keep·Problem·Try)는 가장 널리 쓰이는 회고 방식입니다. 칸이 세 개뿐이라 처음 해 보는 팀도 바로 시작할 수 있고, 마지막 칸이 "다음에 해 볼 것"이라 자연스럽게 실행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KPT 회고를 30분 안에 끝내는 진행 순서, 좋은 Try를 고르는 기준, 그리고 혼자 하는 개인 회고에 적용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무료 KPT 회고 템플릿으로 바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KPT 회고 템플릿. Keep·Problem·Try 세 칸에 메모를 붙여 가며 진행합니다.
KPT 세 칸의 의미
칸
질문
좋은 예
피해야 할 예
Keep
잘 됐고 계속 가져갈 것은?
"배포 전날 체크리스트를 같이 본 것"
"다들 고생했다"
Problem
막혔거나 불편했던 것은?
"리뷰 요청이 이틀씩 대기했다"
"OO님이 늦게 봤다"
자주 묻는 질문
KPT 회고는 얼마나 걸리나요?⌄
5~6명 팀 기준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각자 적기 7분, 공유 10분, 묶고 고르기 8분, Try 확정 5분 정도로 나누면 시간이 넘치지 않습니다.
Try는 몇 개를 정하는 게 좋나요?⌄
한 번에 1~3개를 권합니다. Try가 많으면 다음 회고 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회고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집니다.
혼자서도 KPT 회고를 할 수 있나요?⌄
네.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15분 정도 Keep·Problem·Try를 적으면 됩니다. 개인 회고에서는 Try를 1개로 줄이는 것이 지속하기 좋습니다.
KPT 말고 다른 회고 방식도 있나요?⌄
4L(Liked·Learned·Lacked·Longed for), Start·Stop·Continue 등이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칸이 적고 실행 항목이 분명한 KPT로 시작하는 것이 쉽습니다.
Try
다음에 시도해 볼 것은?
"리뷰는 요청 당일 오후 4시 전 1차 확인"
"소통을 더 잘하자"
세 칸 모두 구체적인 행동이나 상황으로 적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들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이지만 다음에 무엇을 계속할지 알려 주지 않습니다. "소통을 더 잘하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아무도 무엇을 바꿔야 할지 모릅니다.
Problem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으로
Problem 칸이 불편해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사람을 적기 때문입니다. "OO님이 늦게 봤다"는 방어를 부르고, 다음 회고부터는 Problem 칸이 비어 갑니다. 같은 일을 "리뷰 요청이 이틀씩 대기했다"처럼 상황으로 적으면 원인을 같이 찾는 대화가 됩니다. 진행자는 사람 이름이 나오면 상황 문장으로 바꿔 적는 역할을 맡으면 좋습니다.
30분 진행 순서
5~6명 팀 기준으로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시간이 늘어지는 회고는 대부분 "적기"와 "토론"이 섞여서 그렇습니다. 단계를 나누세요.
단계
시간
하는 일
0. 지난 Try 점검
3분
지난번 Try를 지켰는지 한 줄씩 확인
1. 각자 적기
7분
말없이 Keep·Problem을 메모로 붙이기
2. 공유
10분
한 사람씩 자기 메모를 짧게 읽기
3. 묶고 고르기
5분
비슷한 메모 묶기, 가장 중요한 Problem 고르기
4. Try 확정
5분
Try 1~3개, 담당과 기한 붙이기
0단계를 빼먹지 마세요
가장 자주 빠지는 단계가 첫 3분입니다. 지난 회고의 Try를 지켰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회고는 매번 처음부터 시작하는 이벤트가 됩니다. 반대로 첫 순서가 늘 "지난번 Try"이면 팀은 Try를 정할 때부터 신중해집니다. 지킬 수 있는 것만 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적기와 말하기를 나누세요
1단계에서는 말하지 않고 적기만 합니다. 말부터 시작하면 먼저 말한 사람의 이야기에 나머지가 끌려갑니다. 7분 동안 각자 메모를 붙이면, 목소리가 작은 사람의 Problem도 같은 크기로 보드에 올라옵니다.
좋은 Try를 고르는 기준
KPT 회고의 결과물은 결국 Try입니다. Try가 좋으면 회고가 쌓이고, Try가 흐리면 회고는 매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Try를 확정하기 전에 다음 네 가지를 확인하세요.
행동으로 적혀 있는가. "더 잘하자"가 아니라 "매일 오전 10시에 5분 공유"처럼 누가 봐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회고 전까지 할 수 있는가. 2주 스프린트라면 2주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는 크기여야 합니다.
담당이 있는가. "우리 모두"는 아무도 아닙니다. 챙기는 사람 한 명을 정합니다.
1~3개인가. Try가 다섯 개면 다음 회고 때 대부분 지켜지지 않습니다.
회고의 가치는 Try가 다음 회고에서 점검될 때 생깁니다.
확정한 Try는 템플릿의 체크리스트 카드로 옮겨 두세요. 다음 회고 0단계에서 이 체크리스트를 열고 하나씩 확인하면 순환이 이어집니다.
혼자 하는 개인 회고에 적용하기
KPT는 팀 전용이 아닙니다. 한 주나 한 달을 혼자 돌아볼 때도 그대로 쓸 수 있고, 오히려 개인 회고에서 더 효과가 좋습니다. 혼자서는 "잘한 것"보다 "못한 것"만 떠올리기 쉬운데, Keep 칸이 따로 있으면 계속할 것을 의식적으로 찾게 됩니다.
개인 회고는 다음처럼 가볍게 조정합니다.
시간은 15분. 일요일 저녁이나 월말 마지막 날처럼 고정된 때를 정합니다.
Try는 1개. 혼자서는 챙겨 줄 사람이 없으니 하나만 정합니다.
Keep부터 적기. 한 주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다음 주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개인 회고를 어떻게 적는지 보면 형식을 잡기 쉽습니다. 9월 주간 회고 — 연휴 포함은 "이번 주 한 줄, 끝난 것과 남은 것, 사진 한 장, 다음 주 한 가지"로 15분 안에 끝나게 구성했습니다. 주간 회고, 블로그 한 페이지는 회고를 성과 보고서가 아니라 "다음 주를 덜 헷갈리게 하는 메모"로 정의합니다. 월간 단위로는 9월 독서 회고처럼 완독한 것, 멈춘 것, 다음 달 계획을 나눠 적는 방식도 있습니다.
예시 — 직장인의 9월 월간 회고
가상의 직장인이 9월 마지막 날 15분 동안 적은 개인 KPT입니다.
Keep
출근 전 20분 책 읽기 — 한 달에 두 권을 끝냄
일요일 저녁에 다음 주 일정을 미리 본 것 — 월요일 아침이 덜 급했음
Problem
야근한 날 다음 날 아침 루틴이 전부 무너짐
운동을 "시간 날 때"로 두었더니 한 달에 세 번
Try (1개)
운동을 화·목 퇴근 직후로 달력에 고정한다
Problem은 두 개지만 Try는 하나입니다. 다음 달 회고 때 "화·목 운동을 몇 번 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야근 문제는 다음 달에도 반복되면 그때 Try로 올립니다. 혼자 하는 회고는 이렇게 작게 가져가야 오래 이어집니다.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의 회고
스프린트 회고와 프로젝트 종료 회고는 목적이 조금 다릅니다. 스프린트 회고의 Try는 다음 2주를 위한 것이지만, 프로젝트 회고의 Try는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회고에서는 다음을 더 적어 두면 좋습니다.
처음 계획과 실제 결과의 차이(일정, 범위)
다시 한다면 처음부터 다르게 할 결정 하나
다음 프로젝트에 가져갈 체크리스트
인턴십이나 부트캠프, 사이드 프로젝트가 끝났다면 회고 자체가 좋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여름 프로젝트 회고 포트폴리오처럼 결과물을 나열하는 대신 "무엇을 배웠는지"를 KPT로 정리하면, 채용 담당자나 다음 협업 상대가 읽을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됩니다.
예시 — 5명 팀의 2주 스프린트 회고 한 판
실제 모습이 궁금한 분을 위해 가상의 5명 팀 회고를 한 판 옮겨 봅니다. 앱 출시를 앞둔 2주 스프린트가 끝난 상황입니다.
0단계 — 지난 Try 점검
"PR 설명에 스크린샷 첨부" — 지켜짐. 리뷰 시간이 줄었다는 의견이 나옴
"금요일 오후 배포 금지" — 한 번 어김. 긴급 수정이었고 예외 기준을 정하기로 함
Keep (묶은 결과)
배포 전날 체크리스트를 같이 본 것 (3명이 비슷하게 적음)
디자인 시안을 개발 전에 5분 공유한 것
Problem (묶은 결과)
리뷰 요청이 이틀씩 대기했다 (4명)
기획 변경이 슬랙 스레드에만 있어서 놓쳤다 (2명)
Try (확정)
리뷰는 요청 당일 오후 4시 전에 1차 확인 — 담당: 리뷰 당번, 매일
기획 변경은 보드의 "변경 사항" 카드에 한 줄로 남김 — 담당: 기획, 다음 스프린트부터
Problem이 네 개 나왔지만 Try는 두 개만 정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적은 Problem부터 고르면, 팀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를 먼저 풀게 됩니다. 나머지 Problem은 다음 회고에서 다시 나오면 그때 다룹니다.
진행자가 쓰면 좋은 문장들
회고 진행자의 역할은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지키는 것입니다. 다음 문장들을 준비해 두면 회고가 흐트러질 때 되돌리기 쉽습니다.
시작할 때: "먼저 지난번 Try부터 3분만 보겠습니다."
적기 단계: "지금은 말하지 않고 적기만 할게요. 7분입니다."
사람 이름이 나올 때: "이걸 상황으로 바꿔 적으면 어떻게 될까요?"
토론이 길어질 때: "이건 Try 후보로 적어 두고, 고르는 단계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Try가 흐릴 때: "다음 회고 때 이걸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원격으로 회고할 때
팀이 흩어져 있다면 모두가 같은 보드를 보면서 진행합니다. 적기 단계에서는 각자 메모를 붙이고, 공유 단계에서는 진행자가 화면을 공유하며 메모를 하나씩 가리킵니다. 원격 회고에서는 말이 겹치기 쉬우니 발언 순서를 미리 정해 두는 것이 대면 회고보다 더 중요합니다.
회고를 처음 도입하는 팀이라면 — 첫 세 번
회고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팀이 처음부터 30분 진행표를 완벽히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첫 세 번은 다음처럼 목표를 나눠 보세요.
첫 번째 — Keep만 제대로. 처음에는 Problem을 꺼내는 것이 어색합니다. 잘된 것을 충분히 이야기하며 "회고는 안전한 자리"라는 감각을 먼저 만듭니다. Try는 1개만 정합니다.
두 번째 — Problem을 상황으로. 지난번 Try를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Problem을 상황 문장으로 적는 연습을 합니다.
세 번째 — 전체 진행표. 이제 30분 진행표를 그대로 따라 합니다. 이때부터 진행자를 돌아가며 맡겨도 좋습니다.
세 번이 지나면 팀은 회고가 무엇을 하는 시간인지 압니다. 그 뒤로는 형식보다 Try가 지켜지는지만 보면 됩니다.
회고 분위기를 만드는 작은 장치
회고에서 솔직한 이야기가 나오려면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몇 가지 작은 장치가 도움이 됩니다.
리더가 먼저 Problem을 적는다. 리더가 자기 실수부터 꺼내면 다른 사람들도 편하게 적습니다.
Keep을 먼저 공유한다. 공유 단계에서 Keep을 먼저 한 바퀴 돌리고 Problem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덜 무겁습니다.
회고 내용은 평가에 쓰지 않는다. 이 원칙을 처음에 분명히 말해 두세요. 회고에서 나온 이야기가 평가로 이어지면 다음 회고부터 Problem 칸이 비어 갑니다.
다른 회고 방식과 비교
KPT가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다른 방식을 써도 됩니다. 다만 처음이라면 KPT로 몇 번 해 본 뒤 바꾸는 것을 권합니다.
방식
칸
잘 맞는 상황
KPT
Keep · Problem · Try
처음 회고하는 팀, 실행 항목이 필요할 때
Start·Stop·Continue
시작할 것 · 멈출 것 · 계속할 것
습관이나 규칙을 바꾸고 싶을 때
4L
Liked · Learned · Lacked · Longed for
프로젝트 종료 후 배움을 정리할 때
어떤 방식이든 마지막에는 "다음에 무엇을 할지"가 남아야 합니다. 칸 이름이 달라도 Try에 해당하는 결과가 없다면 회고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회고 결과 공유하기
회고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이 있거나, 리더에게 결과를 전해야 할 때는 회고 보드를 페이지로 공개해 링크 하나로 보내면 됩니다. 받는 사람은 가입 없이 Keep·Problem·Try를 그대로 봅니다.
공개하기 전에 Problem 칸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회의 중에는 괜찮았던 표현도 기록으로 남으면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사람 이름이 들어간 메모는 상황 문장으로 바꾸거나 빼고 공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고 보드를 쌓아 두면 보이는 것
회고를 할 때마다 보드를 새로 만들고 지난 보드를 지우지 않으면, 몇 달 뒤 팀의 변화가 한눈에 보입니다. 같은 Problem이 세 번 넘게 반복됐다면 Try로는 풀리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문제는 회고가 아니라 별도의 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합니다. 반대로 한때 Problem이던 것이 Keep으로 올라왔다면, 그것이 회고가 효과를 낸 증거입니다. 분기마다 한 번 지난 회고 보드들을 나란히 놓고 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회고가 흐지부지되는 다섯 가지 신호
지난 Try를 아무도 모른다. 0단계를 넣으세요.
Problem 칸이 점점 빈다. 사람 이름이 적히고 있지 않은지 보세요.
Try가 매번 다섯 개 이상이다. 1~3개로 줄이세요.
먼저 말한 사람 이야기로 끝난다. 적기와 말하기를 나누세요.
회고가 매번 40분을 넘긴다. 단계별 시간을 정하고 진행자가 시간을 봅니다.
체크리스트 — KPT 회고 준비
[ ] 지난 회고의 Try 체크리스트를 열어 두었다
[ ] 회고 시간을 30분(개인은 15분)으로 정했다
[ ] 적기 단계와 공유 단계를 나눴다
[ ] Problem을 사람이 아닌 상황으로 적었다
[ ] Try를 1~3개, 행동 문장으로 정했다
[ ] Try마다 담당과 기한을 붙였다
[ ] Try를 체크리스트 카드로 옮겼다
[ ] 공유 전에 민감한 표현을 정리했다
자주 묻는 질문
KPT 회고는 얼마나 걸리나요?
5~6명 팀 기준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각자 적기 7분, 공유 10분, 묶고 고르기 8분, Try 확정 5분 정도로 나누면 시간이 넘치지 않습니다.
Try는 몇 개를 정하는 게 좋나요?
한 번에 1~3개를 권합니다. Try가 많으면 다음 회고 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회고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집니다.
혼자서도 KPT 회고를 할 수 있나요?
네.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15분 정도 Keep·Problem·Try를 적으면 됩니다. 개인 회고에서는 Try를 1개로 줄이는 것이 지속하기 좋습니다.
KPT 말고 다른 회고 방식도 있나요?
4L(Liked·Learned·Lacked·Longed for), Start·Stop·Continue 등이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칸이 적고 실행 항목이 분명한 KPT로 시작하는 것이 쉽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기
회고는 한 번 잘하는 것보다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분, Try 1~3개, 첫 순서는 지난 Try 점검. 이 세 가지만 지켜도 회고는 매번 조금씩 팀을 바꿉니다.
Keep·Problem·Try 세 칸이 준비된 KPT 회고 템플릿에서 가입 없이 바로 만들기를 누르면 편집 화면이 열립니다. 이번 주 Keep 한 줄부터 적어 보세요. 팀 페이지를 함께 정리하는 방법은 팀 링크 페이지 만들기에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회고·기록 페이지는 탐색에서 볼 수 있습니다.